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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린이 투자백서] AI 시대 중장년 (리미티드 에디션, 플러스 휴먼, 암묵지)

by 업데이즈 2026. 6. 6.

 

 

솔직히 말하면, 저도 처음엔 챗GPT를 켜놓고 한참을 멍하니 있었습니다. 뭘 물어봐야 할지 몰랐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블로그 글 하나를 쓸 때도, 상품 소개 문구를 다듬을 때도 AI를 옆에 두고 씁니다. 변한 건 도구가 아니라 제 질문하는 방식이었습니다. AI 시대에 중장년이 오히려 유리한 이유, 그리고 '플러스 휴먼'이라는 개념이 왜 지금 이 시점에 필요한지 정리해 봤습니다.

리미티드 에디션: 당신의 경험이 왜 지금 더 값진가

혹시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AI가 다 해준다는데, 나 같은 사람이 설 자리가 있을까?"

저도 그 생각을 한동안 떨쳐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AI를 쓰면 쓸수록 느끼는 건, 이 도구가 의외로 '목적 없는 사람'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점입니다. 아무것도 묻지 않으면, IQ 150짜리 조수도 그냥 조용히 앉아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 개념이 하나 등장합니다. 바로 암묵지(tacit knowledge)입니다. 암묵지란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경험을 통해 체득된 지식, 즉 수십 년간 몸으로 익힌 판단력과 감각을 뜻합니다. 반면 AI가 학습한 것은 형식지(explicit knowledge), 다시 말해 누군가 글이나 말로 표현해놓은 정보들입니다. 책, 논문, 기사처럼 언어화된 지식만 학습했다는 뜻입니다.

40대, 50대, 60대가 수십 년 동안 쌓아온 것은 바로 그 암묵지입니다. 고객이 뭘 원하는지 표정만 봐도 아는 감각, 프로젝트가 엉킬 때 어디서부터 풀어야 하는지 아는 경험, 수백 번의 실패에서 건진 판단력. 이건 AI가 아직 학습하지 못한 영역입니다.

그러니 이런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이 30년 동안 쌓아온 것, 정말 공공재가 됐다고 생각하시나요?

내비게이션이 나오면서 택시 기사의 지리 지식은 단가가 0원이 됐습니다. 그런데 그 택시 기사가 만약 내비게이션을 팀원처럼 부리면서 고객 응대와 루트 판단에 집중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지금 AI 시대가 정확히 그 분기점입니다. 세탁기가 나왔다고 여성이 더 비인간적이 된 게 아니라, 오히려 6시간짜리 빨래에서 해방돼 더 인간다운 시간을 얻었듯이 말입니다.

실제로 제가 직접 써봤는데, 블로그 한 편을 쓸 때 자료 조사와 문장 초안을 AI에게 맡기고 나니 오히려 제가 진짜 하고 싶은 말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도구가 시간을 돌려줬고, 그 시간에 저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넣을 수 있었습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비교우위(comparative advantage)라고 표현합니다. 비교우위란 절대적으로 잘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더 잘하는 영역에 집중할 때 전체 생산성이 올라간다는 원리입니다. AI가 형식지를 처리하는 동안, 사람은 암묵지가 필요한 영역에 집중하는 것이 지금 시대의 비교우위 전략입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분석에 따르면, AI 자동화 위험이 높은 직무일수록 단순 반복 업무 비중이 크고, 반대로 판단·소통·창의 영역은 자동화 저항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출처: 한국고용정보원). 중장년이 오랜 경험을 통해 가장 많이 쌓아온 것이 바로 그 영역이라는 점,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플러스 휴먼: AI를 팀원으로 두는 사람이 어떻게 달라지는가

그렇다면 실제로 AI를 '팀원'처럼 쓰는 사람은 어떻게 다를까요?

저는 처음에 AI에게 완성된 글을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AI가 내놓는 문장은 제 목소리가 아니었거든요. 결국 제가 어떤 상황인지, 누구에게 쓰는 글인지, 어떤 감정을 담고 싶은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제대로 된 답이 나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오히려 제 생각이 더 정교해졌습니다.

이걸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의 맥락에서 보면 더 잘 이해됩니다. AGI란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인간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스스로 추론하는 범용 인공지능을 뜻합니다. 아직 완전한 AGI는 없지만, 회계·법률·의료 등 분야별로는 이미 전문가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직업이 사라질까"라는 질문보다 "내 분야에서 AI가 이미 어디까지 왔는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훨씬 실용적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막연히 AI를 두려워하는 분들과, 조금이라도 써본 분들 사이에 생기는 가장 큰 차이는 '질문의 질'입니다. 써본 사람은 점점 더 구체적인 요청을 하게 되고, 그럴수록 AI는 훨씬 강력한 조력자가 됩니다. 안 써본 사람은 여전히 "AI가 내 일을 빼앗아 가겠지"라는 질문에서 3년째 멈춰 있습니다.

 

 

 

'플러스 휴먼'이란 개념은 바로 이 차이를 설명합니다. 인간 지능(Human Intelligence)과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더해 시너지를 내는 사람, 즉 HI+AI의 합산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주체를 말합니다. 이것은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오랫동안 고민해온 사람일수록 AI에게 더 정확한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언러닝(unlearning)이라는 개념도 여기서 중요합니다. 언러닝이란 기존에 옳다고 믿어온 것을 의도적으로 내려놓고 새로운 방식으로 사고하는 과정입니다. 변화의 시기일수록 "내가 아는 게 최고야"라는 태도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됩니다. 반대로 내려놓는 속도가 빠른 사람이 이 시대의 진짜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됩니다.

AI를 활용할 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접근 방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내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먼저 구체적으로 적는다. AI에게 맥락을 충분히 설명할수록 답의 질이 달라진다.
  • AI를 검색 도구가 아닌 '대화 상대'로 사용한다. 한 번에 완성된 결과를 기대하지 말고, 주고받으면서 방향을 잡아간다.
  • 내 암묵지가 필요한 부분은 AI에게 맡기지 않는다. 판단, 감각, 관계 영역은 여전히 사람이 해야 하는 자리다.

OECD의 디지털 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전환 시대에 성과를 내는 개인과 조직의 공통점은 기술 그 자체보다 기술을 활용하는 역량, 즉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의 수준에 있다고 분석합니다(출처: OECD). 디지털 리터러시란 디지털 도구를 단순히 사용하는 것을 넘어,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목적에 맞게 활용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건 나이와 상관없이 배울 수 있는 역량입니다.

결국 지금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AI를 완전히 마스터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그것을 AI에게 제대로 물을 수 있는 힘입니다. 그 힘은 수십 년을 살아온 사람일수록 이미 충분히 갖추고 있습니다. 조금 늦게 시작했다고 해서 뒤처지는 시대가 아닙니다. 전 인류가 지금 같은 1학년이고, 먼저 손 든 사람이 앞서갑니다. 두려워하기보다 한 가지 질문부터 던져보시길 권합니다. 오늘 내가 AI에게 가장 먼저 맡기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그걸 생각해보는 것이 시작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swmPoXMbq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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